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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개발병의 휴가일지 (2023.01.27. ~ 01.29.) 본문
약 한 달만에 다시 휴가를 나왔다. 고등학교 후배 하나가 중국으로 유학을 가는데 가기 전에 잠깐 보자고 해서 한 달 전부터 미리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막상 휴가 나가기 일주일 정도 전에 눈길에서 미끄러졌다나 뭐래나... 그런 이유로 보지는 못했다. 군대에 있으면서 사회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도 어떻게 보면 사실이다. 가끔씩 휴가를 나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이번 휴가는 곁에 있을 때 소중한지 몰랐던 것들에게 소중함을 느끼는 날들이었다.
2023.01.27. (금)
오늘은 휴가를 나가는 날이기도 했지만 같은 부대에서 생활하던 고등학교 후배의 전역일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오며가며 같이 영상도 찍고 했던 후밴데, 나보다 먼저 육군으로 입대해서 이번에 전역을 하게 되었다. 사람 인연이란 어디서 끝나고 또 어디에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것인가보다. 처음에 부대에 왔을 때만해도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알게 되었다. 그게 벌써 10달 전의 일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휴가 때 늘 가는 친구 집에 갔더니 전날 술 먹고 뻗은 시체가 있었다. 사람들마다 해장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집주인은 한겨울에 탱크보이를 사달라고 하더라. 근데 근처 편의점에는 없어서 갈배랑 식혜를 사갔다. 같이 해장도 할겸 마라탕도 먹었다. (정확하게는 먹였다.)
오늘은 연남동에 놀러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분위기, 그리고 빵이 맛있는 카페. 홍대에 있는 더블유오앤이라는 카페다.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 분위기가 완전 느낌있었다...! 저 장소가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스팟인 것 같았다. 계단 근처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었는데 내내 사람들이 뒤에서 사진을 찍어대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처럼 보이는 남자 애들끼리 스팟에서 사진을 찍고 확인하고 그러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나도 20살 때는~ 😌)
저녁은 연남동에 있는 문이라는 식당에서 먹었다. 신라호텔 출신의 셰프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하는데, 맛은 아쉽게도 평범했다. 오일 명란 파스타는 마늘맛이 강하게 나는 파스타였는데, 생각했던 오일파스타랑은 조금 달랐다. 오른쪽에는 시그니처 메뉴인 페퍼크림파스타였는데, 살짝 매콤한 맛이 났다. 후추...에서 나는 매운 맛 보다는 고추나 캡사이신에서 느껴지는 매운 맛 같았다. 위에 올라간 고기는 단맛이 조금 강해서 조금 아쉬웠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연남동에 있는 헤이미쉬라는 칵테일바에 갔다. 연남에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내부 공간이 협소했다. 이번에 간 가게도 마찬가지였는데, 의자가... 너무 불편했다. 정확하게는! 의자가 없었다. 책상 밑에 공간이 없어서 책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다리를 넣을 수 없어서 90도 옆으로 돌려서 앉아야 하는 구조였다... (설마 MZ들은 이런거 좋아하나...?! 🤔)
감자튀김이 나오면 사진을 같이 찍으려고 했는데, 감자튀김이 너무 늦게 나왔다... 가게 직원과의 기나긴 눈치싸움 끝에 드디어 감자튀김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미 라푼젤은 녹아버리고 말았다... 🥲 (왼쪽 사진 왼쪽에 있는 하얀 얼음산이 라푼젤이다.)
홍대는 자주 갔는데 막상 바로 옆에 연남동에는 자주 가보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골목골목 돌아다녀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문제는 날씨가 너무 추웠다... 옷을 평소보다 얇게 입고 가서 아주 호오들갑을 떨면서 돌아다녀야 했다. 🥶 얼른 날씨가 따뜻해져서! 가벼운 옷들을 입고 돌아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3.01.28. (토)
오늘은 공릉에 갔다. 할머니댁에 강북구에 있지만 공릉은 처음 가본다.
점심은 소바세트를 시키면 1인분 양의 소바를 주는 엄청난 돈카츠 집에서 먹었다. 양도 많았고, 등심이나 안심카츠 둘 다 너무 맛있었다! 나는 사실 일식을 엄청 좋아하는데, 아마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가치관 때문인 것 같다. 사진을 보니까 다시 그날 먹었던 고기의 질감이 생각난다... 배고프다... 🥲
다음으로는 공릉동 카페 거리에 갔다. 카페 거리에는 분명 카페가 엄청 많을텐데... 주말이라서 그런지 가는 카페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했다. 결국! 사람이 아무도 없는 조용한 카페를 찾아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완전 Lucky ✨ 했다. 👍
오늘 사실 공릉에 간건 서울여대에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Tipssy 공연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오랜만에 또 춤을 보니까... 나도 한동안 잊고 있던 댄스 본능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전역하면 다시 동아리에 돌아가... 멋진 공연을 다시 하고 싶었다. 🙂
저녁은 아까 카페거리 근처에 있던 술집에서 먹었다. 근데 여기... 고기 국수가 너무 맛있었다! 대창전골도 시켰는데, 대창전골보다는 고기국수가 엄청 맛있었던...! 아오 또 배고파지네. 이래서 새벽에는 뭘 하면 안돼...
같이 시켰던 매실 하이볼도 맛있었다! 매실을 원래 좋아하기도 하구, 하이볼도 좋아해서! 너무 좋았다. 🥂
2023.01.29. (일)
오늘은 복귀날이다. 다시 부대로 가기 전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서 바쁘게 움직였던 하루였다. 오늘은 이수역과 사당역 사이에 어딘가에서 놀았다! 맨날 이수역에 있었는데 근처에 이런 가게들이 있는줄 몰랐다 ㅎㅎ 주변에 관심을 조금 더 가지자...! 😌
점심은 우육면이 시그니처 메뉴인 중식당에서 먹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고... (아쉽아쉽) 하지만! 어향가지가 너무 맛있었어서 괜찮았다. 👍 근데 엄청 유명한 맛집인가 싶었던게! 12시에 오픈이었고, 우리가 12시 딱 맞춰서 갔는데, 우리가 들어가서 주문을 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꽉 차버렸다...!
근처에 또 괜찮은 카페를 찾아서 갔는데, 처음 들어갔을 때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아니 여기 뭐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다들 2층에 가 있었다...! 레몬 마들렌이랑 딸기 케이크가 맛있었던 오늘의 카페 :)
하지만 이 카페도... MZ 의자가 있었다...! 진짜 요즘 카페 감성이 이건가...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조용히 있었다. (MZ가 되고 싶은 몸부림 🕺)
나는 복귀하는 날은 무조건 이 가게에서 마라탕 또는 마라샹궈를 먹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
여기 마라탕 집은 군복을 입고 가면 음료 하나를 서비스로 주는 아주 훌륭한 가게다. 🙂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서 혼코노~ 확실히 사회의 노래방 기계는 부대 안에 있는 노래방 기계보다 성능이 좋다...! 사실 노래를 잘부르고 싶어서 한 동안 강의도 찾아보면서 열심히 연습했는데... 그런게 무색할 만큼... (필요한건 좋은 장비였나...)
요즘은 데이식스 노래에 푹 빠져 있다! 원래는 발라드만 부르다가... 뭔가 신나는 노래를 불러보고 싶어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푹 빠져버다... (원필이형 ㅠㅠ) 근데 원래도 데이식스 좋아했다~ (마이데이 2기 ✌️)
참고로 원필이형은 나와 같이 해군으로 근무하고 있다...! 물론 나보다 기수가 낮... (아쎄이 기열!) 여튼!
결론
다소 짧게 갔다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설렘이 가득한 휴가였다. 🙂
다음에는 더 맛있는 음식들과! 새로움과 설렘이 가득한...! 그런 휴가를 보내고 싶다.
휴가는 매번 나와도 매번 아쉽다. 그래서 휴가가 아닐까. 아쉬워서 휴~ 소리가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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